2020년 1월 22일 코미디 액션 장르의 한국영화 '히트맨'이 개봉을 했습니다. 오늘이 2월 7일이니까 16일째가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무척 낮아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예고편이 다인 영화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다 보면 또 혹해서 기대하게 되는 상황을 계속 되풀이하게 됩니다.
이 영화 히트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고편은 참 재밌더군요. 참신한 주제는 아니지만 이런 주제를 잘 만들면 충분히 재미가 있기 때문인데 중요한 것은 잘 만들었을 때의 일이죠.
이 영화 히트맨은 잘 만든 영화일까요? 결론은 그냥 그렇다. 취향을 많이 탄다.
예고편을 보면서 생각났던 영화가 몇 개 있는데 당연히 동명이 외국영화 <히트맨>과 이연걸의 <흑협>이었습니다. 또 하나 첨부하자면 <가짜 암살자의 진짜 회고록>도 생각이 났습니다. 연관성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생각이 났을 뿐입니다.
국정원 요원이 웹툰 작가가 꿈이라는 것은 직업간 갭이 크긴 하지만 그럴 수도 있죠.
주인공 '준'은 악플만 달리는 재미없는 웹툰을 연재하는 능력 없는 웹툰 작가입니다.
무능한 웹툰 작가인 주인공은 생각해보면 사실 그리 무능하지는 않은 듯 싶습니다. 데뷔도 못한 수많은 지망생에 비하면 악플이 많이 달리기도 하고 언제 연재가 중단될지 모른다는 위험 속에 놓여있지만 일단 데뷔한 것 자체가 능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영화 보면서 이런 거 따지면 피곤하니까 그냥 봅니다.
돈을 못 번다는 컨셉 때문인지 작업실이 엄청 누추하죠. 남편이 돈을 못 버니 아내한테 구박을 받습니다. 남편의 위기는 아내가 성공할 기회라고 김미경 강사님이 그랬는데 이 영화는 그런거와 상관없습니다.
불안감과 주변에 멸시와 구박 때문에 한계점에 다다른 주인공 '준'은 결국 해선 안될 선택을 합니다. 자신의 과거를 웹툰으로 가감 없이 그려내 버린 것이죠.
아이들을 요원으로 훈련시키는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인데 갑자기 오래전 영화인 커트 러셀 주연의 명작 '솔저'가 생각이 났습니다. 주인공이 어릴 적부터 전사로 훈련받은 내용이라서 그냥 단순히 생각이 났습니다.
이런 1급 기밀에 대한 내용이 웹툰으로 올라왔으니 일반인들에게는 신선한 내용인지라 반응이 좋은데 정작 국정원에서는 난리가 납니다.
이 영화 히트맨의 장르는 코미디 액션입니다. 그러니 무거움보다는 가벼운 코미디 톤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너무 유지하는 걸까요?
모든 캐릭터들이 자신의 역할에 별로 충실하지가 않습니다. 물론 감독이 의도한 바일 겁니다. 특히 정준호의 캐릭터는 예고편에서는 카리스마 넘치고 잔인할 것 같지만 한마디로 "힝~속았지!"입니다. 제가 큰 걸 바랬습니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악당이라던지 카리스마 넘치고 잔인할 것 같은 사람이 허당 이러던지 위험한 상황이지만 해맑다던지 하는 부분들을 시종일관 밀고 나갑니다. 약간 작위적인 설정이 존재하지만 톤 앤 매너가 아주 확실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섭 감독님은 진지함을 3초 이상 유지하면 이 영화는 망한다라는 생각을 한 듯 보입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다 그렇습니다.
감독은 여기서 이렇게 연출하면 '관객들이 빵 터질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지만 결코 터지지 않는 불발탄이 많은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진한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애니메이션이 보이는데 제법 괜찮습니다. 영화 속 애니메이션 하니까 또 생각나는 것이 킬빌이나 고현정, 유해진 주연의 영화 <미스 GO>가 생각이 나더군요.
영화 자체가 짜임새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코미디 영화지만 엄청 웃긴 영화도 아닙니다. 킬링타임용 영화로 분류될 듯 보입니다. 이 모두는 저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영화<신의 한 수:귀수 편>에서 권상우의 액션신을 괜찮게 봤는데 여기서도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말없이 액션 연기와 눈빛 연기를 하는 권상우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포스터에는 이 정도로 웃길 생각은 없었다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이 정도로 웃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웃기지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형지물과 도구를 이용하는 듯한 포스터는 아메리칸 사이코를 생각나게 합니다. 아! 생각 그만해야 하는데. 저는 왜 영화를 보면서 자꾸 다른 영화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네요.
이 영화를 보고 엉망이라고 욕하는 분도 있고 재밌게 봤다는 분도 있습니다. 내가 재밌다고 다른 사람도 재밌으란 법 없고 내가 재미없다고 다른 사람도 재미없게 볼 거란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화에 관한 모든 후기들은 극장에서 볼 것인지 IPTV로 볼 것인지에 대한 참고용으로 보시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보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몫입니다.
이상 영화 히트맨에 대한 이야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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